나너

병아리 찾기 정국지민 나너씀 억울해. 내가 느끼기에도 입이 이마안큼 나온 채로 차가운 책상 위로 볼을 부볐다. 창밖으로 벚꽃잎이 눈처럼 내리는 예쁜 풍경이 보이는데도 억울함으로 가득 찬 내 마음은 풀리지 않았다. 전정국은 왜 그런 쓸데없는 말을 해서 나를 귀찮게 하는 거야. 물론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! 그래서 억울한 거다. 대화에 빠져서 아예 등을 돌린 나...

신은 무슨 신2 정국지민 나너씀 사실, 신을 직접 만나지 않고 김상돌의 입에서 먼저 전해 들었으면 췄을지도 모른다. 불만이긴 하지만 이 나라에서 신은 왕인 나마저도 절대복종의 대상이니까. 그런데 실제 내 눈으로 본 신은 절대복종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어린 애 같았다. 그것도 ‘이거 해줘, 저거 해줘’ 불만만 많은.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...

소심하게 붙여보는 숫자,,,,,,

신은 무슨 신 정국지민 나너씀 귀찮다. 온종일 팔자에도 없는 꽃다발을 만들고 있으려니 별생각이 다 든다. 내가 이러려고 왕 됐나.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이래라저래라 지시만 하는 김상돌을 지그시 쳐다보았다. 아닌 걸 알지만 이 새끼가 지금 나를 엿 먹이고 있는 건가- 하는 기분이 들었다. 한 달에 두 번씩은 꽃다발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진짜 본인...

스윗 썸머 나잇 (2/2) 정국지민 나너씀 아침 설거지를 끝내기가 무섭게 전화가 울렸다. 핫둘셋, 속으로 잽싸게 숫자를 세고 전화를 받았다. [정국아!] “넴, 보충 수업도 끝났는데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요.” 3주간의 보충 수업도 끝나고 이제 딱 일주일 남았다 개학. 내 마음을 다 정리했냐고 물으면, 반의 반의 반의 반도 못했다. 천천히 하자 천천히 하...

스윗 썸머 나잇(1/2) 정국지민 나너씀 [닭 밥] 벌써?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시간은 가는구나. 시끄럽게 울리는 핸드폰 알람에 비척비척 몸을 일으켰다. 닭 새끼들. 밥 존나 자주 먹어. 문을 열자마자 확 느껴지는 더위에 한숨을 한번 푹 쉬고 사료 포대를 들었다. 하늘 한번 겁나 푸르네. 빨리 밥 안 주냐고 내 발톱을 쪼아대는 닭들 사이로 걸었다. ...

꾹 참는 여름 정국지민 나너씀 “밥!!!! 밥! 밥! 밥밥!” 아 시끄러워. 운동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전정국이 달려온다. 나는 더 다가가지 않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. 내 앞에 급정거를 한 전정국이 도시락통을 안고 서 있는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. 안 덥나. 이 여름에 뛰긴 왜 뛰어. 십 년 키운 강아지도 이만큼 나를 반기진 않을 것이다. “아 정신 ...